LP이야기

성시완 해설지 베스트!!!

progrock 2012. 4. 9. 01:52

<음악이 흐르는 밤에>30주년 기념으로 조촐한 글을 하나 올립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 그 프로그램을 80년대 초반 당시에 한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제가 살던 지방에는 밤 12시까지밖에 FM을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참후에야  <성시완의 디스크쇼>를 통해 비로소 방송으로 접할 수 있었죠. 

 

그렇지만 성시완이란 이름만큼은 80년대 당시에 사 보던 월간팝송 잡지에서 만나게 되었고,

당시 막 사모으기 시작하던 프로그래시브락 라이센스 해설지들에서 그의 글을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됩니다.

 

해설지하면 일본 해설지를 그대로 번역하거나(그래서 발음도 완전 일본식으로 표기해놓은 것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내용의 빈약함을 감추거나

심지어 팝의 역사를 천편일률적으로 쭉 훑어 내려가다가 정작 아티스트에 대한 밀도있는 소개는 외면한채

이 그룹에 대해선 여전히 미스터리로만 남아있다라는 밑도끝도없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태반인데 반해

성시완님의 해설지는  그 방대한 자료와 일목요연한 서술,

어떤 경우에도 비판과 냉정함을 잃지 않는 점이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오늘 성시완님의 방송 30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그분이 쓴 해설지중에 인상깊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GENESIS <NURSERY CRYME>  (예음, 85년)

 

제네시스의 이 위대한 걸작을 훼손하지 않고 게이트폴드 커버로 재현한 것만 해도  일단 대박입니다    

 

 

더군다나 4페이지 해설지가 들어있고 거기엔 정말 충실한 내용과 사진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패밀리트리와 각 정규앨범 커버들까지 소개했습니다.

 

 

당시 화제가 됐던 키쓰 에머슨의 제네시스에 대한 평가와 사운드 분석까지...

 

 

라이센스 안쪽커버는 단색톤으로 처리돼서 조금 아쉽습니다.

 

재미삼아 비교하면, 핑크 스크롤 카리스마 레이블로 유명한  영국 초판입니다. 

 

 

안쪽 커버가 화려한 색채를 보여줍니다.

 

 

완쪽이 영국초판, 오른쪽이 라이센스입니다.

라이센스도 색감은 훌륭하지만 초판의 텍스쳐커버를 재현하진 못했습니다.

물론, 그것까지 바라면 욕심입니다^^

 

 

 

TANGERINE DREAM <PHAEDRA> (예음, 85년)

 

역시 대걸작이죠. 독일음악의 우수성과 전자음악의 무한한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작품입니다.

 

 

영화 페드라의 사운드트랙과  혼돈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에피소드가 해설지에 실려 있습니다. 

 

 

뒷면엔 직전에 발매된 <LOGOS>의 해설지가 다시 한번 수록되어 있습니다.

 

 

MIKE OLDFIELD  <OMMADAWN> (예음, 86)

 

 

해설지 서두에 앨범타이틀을 궁금해 하다가

참여한 여성보컬리스트가 아무 의미없이 불렀던 가사에서 발췌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그 여성보컬리스트는 90년대에 시완레코드에서 라이센스가 나와서 대박을 친 

MELLOW CANDLE의 주인공,  Clodagh Simonds이었으니 참 묘한 인연이란 생각도 듭니다.

 

잘 보이진 않지만 이때가 유학생시절이었음을 알 수 있는 문구가 마지막에 있죠.

 

1986.1 

Detroit의 한 Snack Bar에서 몽상가 -성 시 완 - 

 

 

 

 

VANGELIS <DIRECT> (서울, 89)

 

유학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성시완의 디스크쇼>를 진행할 무렵,

반젤리스의 본작 해설지를 담당하게 되는데요, 

 

 

 

개인적으로 본작에 담긴 <Message>는 잊지 못할 명곡이 되었습니다.

디스크쇼에서 꾸준히 소개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곡이  마지막 방송에서 마지막 곡으로  방송되다가

거짓말처럼 CD가 튀었고  "음악도 울고 있습니다...."라는 멘트를 들으며 그만 가슴이 먹먹해져버린....  

 

 

 

 

JETHRO TULL <A PASSION PLAY> (서울, 89)

 

 

요 앨범에는 커버그림때문에 악몽을 꾸었다는 재밌는 에피소드가 인상적입니다...

판에 깔려 죽는 꿈도 꾸시고..ㅋㅋ 

 

 

 

 

 

APHRODITE'S CHILD <666>  (성음,89)

 

 

게이트폴드 커버로 성의있게 발매된 작품.

 문제의 신음소리 가득찬 까지 2장의 디스크에 고스란히 실린 화제작.

 

 

성의있는 해설지는 기본.

 

 

컬러로 인쇄된 그들의 공연모습은 그야말로 보너스!

 

 

 

 

NOVALIS <SOMMERABEND>  (성음, 89)

 

 

이 앨범의 라이센스화도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독일 심포닉락을 라이센스로 접할 수 있다니...

당시 Brain레이블과 계약을 체결한 덕분일텐데요, 

클라우스 슐체 앨범들만 몇장 더 나오다 막을 내린 건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Brain에 명반들이 얼마나 많은데... 

 

 

 

 

 

SCORPIONS <LONESOME CROW> (성음, 89)

 

 

 

그래도 그 아쉬움을 달래준건 스콜피언스의 희귀데뷔작 라이센스!!

서투르지만 패기에 가득찬 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성음에서 발매되었던 라이센스들. 

수준들이 높습니다. 

 

 

 

 

 

CAMEL <NUDE> (성음, 89)

 

오.... 낙타.....

STATIONARY TRAVELLER 한장으로 당시 국내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던 시기였기에 

그들의 라이센스가 마구 쏟아졌습니다.

이거 음악이 야한거 아냐??? 누드...??므흣....

 

 

 

근데 해설지 읽어보니 일본 병사 이름이라니 약간 실망 ㅎㅎ

과도한 칭찬없이 음악에 대해 냉정히 분석한 해설지가 단연 인상적입니다.

 

 

 

 

이성우 <미아리> (서울, 90)

 

 

라이센스는 아니지만 보기드문 OBI 띠지에 써있는

국내최초 프로그레시브, 2LP에 원맨밴드라니...어찌 이 앨범을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당시 너무도 좋아하던 동물원의 기타리스트 솔로음반이고

이제는 완전히 디바로 성장한 이은미의 참여까지 있었으니. 

 

 

비록 해설지는 아니지만 의미있는 추천사.

 

 

 

 

 

MATTHIAS THUROW <CORNUCOPIA> (예음, 90)

 

 

자 이제 마지막 음반은...

성시완의 디스크쇼 시그널이었던 <Detour>가 실린 작품.

이 시그널 들으며 얼마나 궁금하고 가슴 설렜는지...

 

디스크 쇼 좋아하던 분들은 다 기억 날겁니다~ 

 

 

 

 

 

 

 

뭐 이다음에는 시완레이블 자체 라이센스와 아트락 매거진에서 글들을 만날 수 있었고

바야흐로 국내 프로그-아트락 최고의 중흥기가 짧고 굵게, 

그래서 좀 서글프게 지나갑니다. 

 

 

라이센스의 가치를 오리지널 퍼스트 프레싱만큼 끌어올린 멋진 해설지, 다시 읽어도 감동입니다.

 

마지막으로 팬으로서, 음악적 후배로서, 언제나 건강이 염려되는 동생으로서 한마디 드립니다.

 

영원한 DJ 시완형님!!! 방송 30주년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