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야기

[스크랩] 다시 시작된 뽐뿌질~ 난 이 공연 봤다!!!!

progrock 2012. 3. 11. 01:57

모래시계사원 공연 보신분들 부럽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최소 10년은 두고두고 떠올리며 즐길 수 있는 멋진 추억담 만드신 겁니다.

결국 못가본 제 신세를 한탄하며, 너무 배가 아파서 제 주특기인 뽐뿌질이나 해볼까 합니다. 아니 정확히 애기하면 자랑질...

 

95년 10월에 미국으로 어학연수란걸 가게 됐습니다.

학교는 뉴저지였지만 아직 학기도 시작안했고 워낙 가까운 곳이라 뉴욕맨하탄을 거의 매일 들락거렸는데요, 항상 기차를 내리던 곳이 32번가의 펜스테이션이었습니다.   

운명의 날. 10월 24일. 별생각없이 지나가다 우연히 기차역위엔 뭐가 있나 하고 고개를 들어봤는데요,

어라?? 그곳은 그 유명한 MADISON SQUARE GARDEN이었습니다......

농구팬들에겐 닉스의 홈코트로 유명한 곳이겠지만 저같은 놈에겐 바로바로

레드제플린의 <The Song Remains The Same>이 촬영되고 녹음된 역사적인 장소인 것이었더랬습니다! 

LD에서 불법으로 녹화한 VHS테잎을 보며 로버트 플랜트가 "굿이브닝 뉴욕"으로 시작해서 "뉴욕 굿나잇~"으로 끝내는 장면에서 그야말로 가슴떨렸던.... 바로 그장소!!!

 

 

자연스럽게 발걸음은 그곳으로 자석끌리듯 옮겨졌고 레드제플린의 생각으로 머리는 가득차 있었는데.....

어?어?어????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왜냐하면 매표소에서 바로 PAGE & PLANT의 표를 팔고 있던 것이었슴다!!! (이거 웬 유행지난 연변총각 말투? 암튼)

당시 <NO QUARTER>라는 조인트 앨범을 낸 두사람이 바로  역사적인 장소에서 그것도 이틀뒤에 공연을 갖는 것이었죠.

 

 

전 반사적으로 창구에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아직 표 있냐???"

"응 근데 싼거 35불짜리는 다 나가고 50불 짜리 밖에 없어(비싸서 못사겠지롱??)"

"야 당장 줘!!!!" (헉!)

 

 

그뒤로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공연을 기다리는 이틀의 시간동안 구름위를 걷고 있었고

10월 26일 운명의 그날 취한듯이 메디슨 스퀘어가든안으로 들어갔으며

앞에서 9번째 줄 쯤에 앉아서 낯선 오프닝밴드를 한시간 가까이 참고 지켜보다

<Immigrant Song>의 리프가 쏟아지며 로버트 플랜트와 지미 페이지가 뛰어서 등장하는 걸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달려나가다 안전요원에게 제지당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그담부턴 그저 아...이게 꿈인가..... 꿈이라면 깨지마라....

하며 다음과 같은 곡들에 빠져 허우적 허우적.....

 

1. Egyptian Intro/Immigrant Song/The Wanton Song/Bring it on Home
2. Heartbreaker
3. What Is And What Should Never Be
4. No Quarter
5. That's The Way
6. Hurdy Gurdy solo
7. Gallows Pole
8. Since I've Been Loving You
9. The Song Remains The Same
10. Going To California
11. Babe I'm Gonna Leave You
12. Whole Lotta Love/When The Levee Breaks/Break on Through/Dazed And Confused
13. Four Sticks
14. In The Evening/Carouselambra
15. Black Dog
16. Kashmir

 

지금 생각해도 내가 정말 엄청난 걸 봤구나 하는 생각뿐입니다.

이제 다시 그들을 본다해도 16년이나 더 늙은 그들의 공연이 그때와 같을 순 없겠죠.

역사적인 장소에서,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에, 한바탕 꿈처럼 나는 그들을 만났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했던 재즈의 신처럼, 락의 신도 있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 이후로 제이슨 뉴스테드가  있던 메탈리카의 98년 처음 내한공연

앞에서 두번째 줄에 앉아있는 나와 눈을 맞추며 빙긋 웃어주던 로저워터스의 2001년 내한공연

나의 뿌로그락에 대한 불길을 다시 활활 지펴줬던  2006년의 PFM 내한공연

그리고 뉴트롤즈, 라떼 에 미엘레, 오잔나, 르네상스.....

 

이제 11월에 일본에서 열리는 이태리밴드 끝장공연에 가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여러분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기적같은 체험 하시는 겁니다.

갔다와서 많은 뽐뿌질 해 주시길...흑흑...(특히 홀아트님..)

 

마지막으로 그런 소중한 추억 선물해주신 시완레코드 모든분들.... 고맙습니다!!!

이상 공연 뽐뿌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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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RC(Art Rock Cafe)
글쓴이 : progroc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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